우선, 어제 벙개의 주최자이신 문태준님께 수고 많으셨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멀리 부산의 대빵님.. 참가해주셨다면 정말 영광이었겠지만,, 걱정해주신만큼
무사...히 경찰서 안가고 서로서로 선도해가면서 귀가했습니다.
자, 후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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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기전 끈끈하게 땀나는 저녁나절. 저녁밥을 굶고 서둘러 신촌으로
갔습니다. 그 부근 불타는 돼지갈비, 삼겹살을 상상하며...
포토갤러리에서 문태준님의 얼굴을 미리 익혀두고 간 터라, 핸펀을 받으며
달려오는 모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아는 사람들끼리 간간히 주고받는 대화, 모르는 사람들은 서먹서먹..
어서 들어가서 알콜로 긴장을 풀고자펐구만, 홍대앞까지 가버린 모 군을 기다리기
엔 너무도 기나긴 시간이었습니다.
먼저 온 사람들끼리 가서 묵으며 기둘리자로 결론 내리고, 앞장서
우리를 안내한 곳은 갈비집. 사전답사해놓은 지라 보폭도 크게, 당당하게
태준님 가셨지요. 상을 3개를 붙여, 넓찍넓찍 자리를 잡고 나서 메뉴판을
보니 돼지는 눈씻고 찾아볼 수 없는 그야말로 소판이었습니다. 가격도 꽤 비싼.
태준님 낮은 소리로 서빙아주머니께 물어봤습니다. "삼겹살 없나요?"
..... "없어요!" 라는 단호한 대답과 함께 우리들 긴장하기 시작했고, 이미
받은 물수건으로 땀을 닦던 율제님 서둘러 물수건을 돌돌말아 원상복귀시켰습니다.
그냥 나가기엔 상황이 너무 우스꽝스러울 것 같았고, 그깟 쇠고기 못먹을만큼
궁색하진 않았지만(과연..?) 우리는 질펀한 자리를 원했던 것이지요.
태준님.. 단 몇초만에 "...우리 그럼 식사를 합시다!"라는 제안을 내더군요.
그리고 우리는 눈을 맞추면서 모두 끄덕였습니다. 희철님은 표정과 말투를
바꿔 원래부터 우린 식사하러 들어온 사람이었다는 듯이,
"내는 갈비탕!!!" 하시더군요. 나머지도 모두 용기를 얻어, 간단한 냉면 등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붙였던 상 하나를 떼어냈습니다.
태준님은 그 사이, 도착했다는 분들을 데리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남은 자들은 다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얼릉 먹구 나가서 술 마실거니까,, 태준님과 부라더스를 굳이 끌고 올
필요 없잖은가..
태준님더러 다른 장소에 미리 자리잡고 있으라하자. 오케..좋다. 그럼,
태준님이 시킨 물냉은 누가 먹느냐. 상모님이 만두 시켰으니까, 만두를
다 나눠먹고, 상모님이 물냉을 먹으면 되겠다. 오케.. 좋다. 딱딱 맞는다.
연락책 정수님은 태준님께 전화걸어, "형, 오지마. 우리가 다 알아서하께..
우리가 형꺼 먹구,.. 우짜저짜.." 하고 상황을 전달했습니다.
전 이 부분에서 남은자들의 위기 대처능력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후다다닥~ 먹어치운 우리들은 자리잡은 질펀한 술자리로 이동했습니다.
거기서 도착하자마자,, 2%부족했다는 듯이 절규하며 쐬주를 넘겨댔습니다.
둥글게 앉았는데 요상하리만치 20대와 30대가 모여앉게 되어,
불타오르는 학구열을 주체할 수 없는듯, 시스템..우짜저짜 이야기하는 20대.
DB며 시스템이며 다 귀찮다는 듯 향락적이고 퇴폐적인 이야기로 즐거워하던
30대파가 서로서로 즐겁게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잔을 놓기가 무섭게 잔을 채우고, 비우기가 무섭게 따라주는 새, 우리는
정이 싹트고 있었습니다.
정수님과 율제님은 요즘 젊은 학생들처럼 자기관리가 확실한 것 같았습니다.
주점에서 중간에 일어나더군요. 아쉬웠지요.
주점에서 나와 애처가 희철님도 가셨지요. 또 아쉬웠지만,, 보낼 사람은
보내야 한다며 위로를 한 남은 사람들은 2차 맥주집으로 이동했습니다.
여기서는 모두가 주제없이 뒤엉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이곳에서 목소리
젤 큰사람은 바로 저였습니다. ㅡ,.ㅡ;
태준님은 모든 상황을 백업이라도 받듯이 침착하시더군요.
아... 암튼,, 정신못차릴 정도로 마시고 나와,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습니다.
상모님과 저는 갑장이라,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히히.
택시안에서부터 약간씩 인사불성이 되가기 시작. 집에 가서 필름이 끊겼습니다.
집에서 그러더군요. 술마시는 것이나 늦게 들어오는것가지구 머라하는 거
아니지만 이렇게 떡이 되어 오면, 내다 버리겠다고요.
주의해야겠습니다.
반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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