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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2507
[서평] 담배, 돈을 피워라 - 씨앗에서 연기까지 담배산업을 해부한다
작성자
문태준(taejun)
작성일
2002-02-25 22:28
조회수
2,208

** 원래 어제 올렸다가 수정할것이 있어서 다시 올립니다.

 

[서평] 담배, 돈을 피워라 - 씨앗에서 연기까지 담배산업을 해부한다

타라 파커-포프 지음, 박웅희 옮김. 도서출판 들녘. 2002. 1.15 초판 발행

 

2002. 2. 24 화창한 일요일 오후

문태준

taejun@tunelinux.pe.kr

http://tunelinux.pe.kr

http://database.sarang.net

 

년초부터 이주일, 하일성씨 등 유명 인사들의 담배와 관련된 발병으로 또 한차례 금연 열풍이 남한 사회를 휩쓸고 있다. 내가 일하는 회사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끊었다. 골초였던 나도 당연히 다른 사람들처럼 항상 금연을 생각해왔지만 줄이는 것도 버거워했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1월말부터 금연을 하고 있다. 금연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책이 바로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책이다.

 

아주 간단하게만 말하면 지금까지는 담배 피는 문제를 개인의 선택, 기호품, 건강의 문제로서만 생각해왔다면 이 책을 통하여 흡연자를 계속 양산해내는 자본주의의 엄청난 고수익사업인 담배산업의 이면을 보고 충격을 먹었기 때문이다.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문제에 대하여 개인적으로는 개인의 "선택"의 문제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고 여자가 담배를 피우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 자체가 잘못 되었다고 생각을 한다. 그 자체가 이미 여성에 대한 차별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는 별개로 담배회사에서 담배의 남성적 이미지, 사회적 반항과 자유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여성의 흡연율을 엄청나게 높이고 있다는 문제는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이것은 여성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 제3세계 국가의 민중들에게도 해당이 된다. 새로운 수익의 장출과 높아지는 장벽을 넘기 위하여 점점 더 교묘한 광고와 마케팅이 동원되고 미래의 흡연자로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청소년, 제3세계 민중을 공략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담배를 생산하기 위해 선진국에 있던 담배농장은 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옮겨지고 과거 식량을 생산하던 농토는 담배산업의 노예가 되어 이젠 식량수입국으로 전락을 하게되고 경제 또한 서구의 담배산업에 종속을 면치 못하게 된다. 담배를 생산하기 위해 정작 과거에는 자급자족하던 식량을 수입해야 한다는 것은 선진국에 의한 엄청난 범죄가 아닌가.

 

"담배, 돈을 피워라"는 악취 나는 갈색 식물이 금연분위기의 강조와 수많은 장애와 규제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연간 매출액이 3천억 달러에 달하는 손꼽히는 고수익 사업이 되었는지 밝히고 있다. 자본주의의 한가지 산업으로서 담배산업은 반대자들의 극심한 중지 압력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의 11억이 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계속 주는, 수완 좋고 수익성 높은 산업이다. 그런 산업이 되기 위해 그들은 담배씨를 뿌리는 순간부터 소비자들의 사용 결정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가 이 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이에 대해서 잘못되었다거나 비판적이라는 입장을 직접 밝히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담배산업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담배만큼 우리 삶에서 전혀 불필요한데도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물건은 없으며 자신의 목숨을 줄이는 것을 알면서도 국가에 의해 판매가 되는 물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건강이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민감했지만 정작 담배의 확산과 담배산업의 메카니즘에 대해서는 지나치리만큼 무감각하게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책을 덮으면서 지울 수가 없었다.

 

담배가 현재와 같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은 것은 대서양 건너의 신생국인 미국에서였다. 필립 모리스(많이 들어본 이름 아닌가)가 영국 최초의 궐련을 말고 있을 때 미국은 남북전쟁(1861-65)을 하고 있었고 이 전쟁에서 담배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이에 뒤이어 자동화된 기계의 보급으로 담배의 대량생산이 이루어지면서 19세기말, 20세기초에 들어서 지금과 같은 담배산업이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크리미아 전쟁과 남북 전쟁을 통해 궐련이 확산되었다면 제1차 세계대전은 수많은 비흡연 청년들을 궐련 상용자로 바꾸어놓았으며 담배 반대 운동도 질식시켰다. 제1차 세계대전때는 열렬한 담배 반대자인 적십자와 기독교 청년회(YMCA)마저도 전장에서 군인들에게 궐련을 공급하는 것을 거들었다고 한다. 전시에는 시민들의 관심이 국가 안보와 아버지, 아들, 남편의 안위에 쏠리기 때문이라고 지적을 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때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담배를 필수 전시 작물로 선언하여 흡연을 정당화했고 군대안에서 의도적으로 흡연을 유도했다고 한다. 전시와 전후에는 영화등을 통하여 궐련 문화가 조장되었고 자유와 반항의 이미지로 굳어졌다. 우리에게도 익숙할 듯한 것이 제임스 딘이 가죽옷을 입고 담배를 피우는 반항아의 이미지를 그 예로서 들 수 있다. 1960년대에 들어서는 여러 가지 담배관련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흡연의 해악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커졌지만 역설적으로 흡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그 행위가 더욱 더 반항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고 있다. 청소년 흡연율은 1990년대 말에 다시 높아지고 있다. 또 금연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기존의 담배산업회사들의 독점을 공고히 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다른 회사가 신규로 담배산업에 종사하는 것이 더 힘들어지므로.

 

담배산업의 규모는 어느 정도 될까? 담배밭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간 운반 및 유통업자, 담배 재배농과 담배공장 노동자, 담배를 파는 점원, 종이, 인쇄, 비료 등 담배산업에 온갖 물자와 서비스를 공급하는 산업 등. 여기에 담배 마케팅을 위한 광고업 종사자, 담배 때문에 질병에 걸린 사람들을 위한 병원과 의사, 실험실 직원과 연구원, 담배 때문에 생긴 화재를 진화하는 소방대원, 담배소송을 준비하기 위한 변호사와 직원들. 담배반대운동가들과 이책처럼 반흡연 활동을 하는 사람들, 제약회사 등등. 정말로 조금만 생각해도 그 엄청난 규모에 입이 벌어진다. 물론 이를 통하여 엄청난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할 수 있지만 거꾸로 다른 곳에 투여될 자원이 엄청나게 비생산적인 곳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설사 아무리 이득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목숨과는 바꿀 수 없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가격 지지제와 강력한 농민 조합들이 잎담배 가격을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하고 있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농민들이 잎담배 구매자가 정한 가격에 계약을 맺고 담배를 재배하기 때문에 담배 대기업들은 개발도상국에서 연초 재배를 장려하고 있다. 겉으로는 담배회사들은 연초재배를 통하여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을 이야기하지만 이 때문에 많은 문제가 초래되고 있다. 연초 재배로 버는 큰돈 때문에 가난한 국가의 농민들은 긴요한 식량 대신 담배로 작물을 바꾸고 있다. 가족이 먹을 식량 작물을 재배하던 얼마되지 않던 토지가 담배 재배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가난한 약소국 말라위는 전체 수출액의 70%를 담배에서 얻는데 과거에는 식량 수출국이었지만 현재는 이런 이유로 식량을 수입하기 시작했다. 남아프리카의 짐바브웨에서도 정부가 적극 나서서 연초 재배를 장려하면서 결국에는 늘어나는 인구를 부양할 만한 식량을 생산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작물 교체의 해악 때문에 세계보건기구와 같은 국제 원조조직들에게 경종을 울리게 되었는데 예를 들면 동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에서는 담배가 숲과 토양의 고갈을 불러오는 원인이다. 우리가 피우던 담배 한가치를 통하여 개발도상국의 자연은 파괴가 되고 있고 자신들의 식량마저도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담배회사들은 엄청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제3세계 민중들의 착취속에 배를 불려가고 있는 것이다.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 전혀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매일 사도록 설득하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러한 이유로 궐련은 현대 마케팅 역사에서 전형적인 광고 제품으로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일단 흡연을 시작한 사람들은 그 다음부터는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담배의 노예가 된다. 문제는 새로운 흡연자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담배는 비누처럼 매일의 생활에서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음료수처럼 목말라서 마시는 것도 아니다. 그 누구도 원래부터 니코틴을 갈망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비흡연자의 손에 첫 개비를 들려줄 수 있는가가 절대절명의 과제이다. 담배회사들은 일찍이 주체적인 여성이나 자유분방한 남성, 혹은 꼭 껴안고 싶은 캐릭터들을 이용하면 예비 흡연자들-젊은 남녀들, 청소년들, 해외 소비자들-을 자기네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때문에 담배산업을 통해 현대의 새로운 마케팅 기법이 많이 나올수 있었던 것이다. 1920년대 초만 하더라도 남성들은 흡연이 이미 기호로 자리잡았지만 여성들 사이에서는 비교적 금기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고 한다. 이것을 뒤바꾼 것이 광고였다. 예를 들면 껌을 씹고 있는 뚱뚱한 여성과 담배를 피는 늘씬한 여성의 광고를 예로 들 수 있다. 담배를 피면 날씬해질 수 있다는 이미지, 담배는 자유의 상징이라는 이미지를 팔아먹은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새로운 광고기법에 일조를 한 것이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조카라고 한다. 본인으로서는 억울할 수 있겠지만. (이것을 대중 심리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광고에서 직접적으로 여성들에게 흡연을 즐기라고 권하지 않는다. 대신 젊고 예쁜 신인 여배우들이 담배를 피우면서 뉴욕거리를 걷고 담배를 집은 손을 흔들며 "자유의 횃불!"이라 외친다. 이런 방법을 통해 1924년 미국 담배소비의 5퍼센트에 불과하던 미국 여성의 비율이 1931년에는 14퍼센트에 이르렀다. 말보로는 원래 여성용 담배로 시작했으며 그다지 비중이 높은 브랜드가 아니었는데 거친 카우보이의 광고로 바꾸면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고 새로운 흡연자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 담배회사들이 흡연메시지를 퍼뜨리는데 이용했던 것중의 하나는 라디오와 텔레비전, 영화이다. 영화에서 멋있게 담배를 피는 주인공을 등장시키는 것만큼 효율적인 흥보수단도 없었다. 앞에서도 제임스딘의 예를 들었지만 영화등의 매체를 통한 흥보에는 담배회사들이 적극적으로 개입되어있다. 무심코 보는 담배 한 개피도 뒤에는 치밀한 로비의 결과라는 것이다. 담배회사들은 또한 내일의 흡연자들을 만들어 내기 이해 여성과 청소년들의 흡연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날씬함을 강조하여 여성의 흡연율을 높이고 담배광고에 만화를 동원하여 청소년의 흡연율을 높이는 등의 다양한 시도들이 계속 되었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담배산업에 대한 여러 가지 제한들은 높아졌지만 앞에서 말을 한 대로 이러한 제한조치들이 새로운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불가능하게 만들면서 마케팅 위상을 오히려 강화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텔레비전에서의 담배 광고 금지 조치가 실제 흡연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아니라 시장에서의 경쟁을 감소시키는 효과로 나타나는 것 등이다.

 

위 글에서는 담배산업에 의하여 높아진 흡연율에 대해서 비판적인 이야기를 했지만 그렇다고 담배흡연율을 줄이는 문제가 쉬운 것은 아닌 듯 하다. 지금까지 나온 연구 결과들을 보면 흡연을 둘러싼 논쟁은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잠재 흡연자들 사이에 궐련에 대한 관심을 높여놓았다. 사회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간단히 말해 경고가 많은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담뱃갑에 "흡연은 사람을 죽인다"는 등의 무시무시한 경고문을 표시하는 유럽의 흡연율은 견제가 덜한 다른 나라들보다도 상당히 높다. 청소년 흡연율도 이같은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싶어진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는 이유에 대한 여러 가지 광범위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예를 들어 니코틴이 때론 인간의 능률을 높일 수 있고 마음을 가로앉히는 작용을 하며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항상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가장 큰 것은 니코틴의 중독성 때문이다.

 

독일의 극작가인 브레히트라는 사람이 자주 사용했던 단어 중의 하나가 거리화(생소화)라는 것이 있다. 잠깐만 옮기면 다음과 같다. "관객들이 극의 흐름속에 휩쓸려 들어가 자신을 극중 인물과 동일시하는 것(감정 이입)을 막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브레이트는 거리화(생소화)라는 개념을 만들어내었다. 이런 거리화 수법을 통하여 관객들은 익숙한 것을 낯설고 생소하며 놀라운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그래서 관객들은 자신을 극의 인물과 동일시하지 않게 되며 또 드라마와 현실을 혼동하지 않게 된다. 또 현실을 역사화해서 바라봄으로서 관객들을 현실이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며 또 변화가능한 존재로 바라보게 된다. '따라서 연극은 세계를 보여주되 관객들이 이를 소유할수 있도록 보여주어야 한다.' 생소화 효과는 막간극이나 혹는 노래를 사용하여 연극의 흐름을 방해하고 또 플래카드를 사용하여 다음에 이어질 사건을 암시하여 주기도 하며 또 서막이나 혹은 어필로그, 관객에게 말걸기, 훈계, 제스츄어, 야유, 음악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오월"에서 나온 브레히트편중에서 발췌) 갑자기 엉뚱하게 왜 연극 이야기로 넘어갔느냐? 담배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되어있으면서도 우리는 그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것에 대해서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일정하게 거리를 두고 다시금 생각을 해주는 비판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에 대하여 거리화를 해보자는 것이다.

 

웬지 멋있어 보여 피웠던 말보로 한가치에 저 아프리카 담배노동자의 피와 땀이 서려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 그랬으면 나로서는 글을 쓴 보람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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