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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2566
오늘은 뭘 배웠소
작성자
이상호(mooksys)
작성일
2002-03-12 10:58
조회수
1,500

북인도 바라나시의 한 여인숙에서 묵고 있을 때였다. 낮에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돌아오면

늙은 여인숙 주인이 내게 묻곤 했다.

"오늘은 뭘 배웠소?"

그는 여행을 하러 온 내게 '오늘은 뭘 구경했소?'라고 묻지 않고 항상 그렇게 물었다.

그 질문이 이상하기도 했지만, 못 들은 척할 수도 없어서 나는 아무거나 둘러대곤 했다.

"오늘은 인도가 무척 지저분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는 내 대답에 무척 신기해 하며, 심부름하는 아이까지 불러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이 손님이 오늘, 인도가 무척 지저분하다는 걸 배웠다는구나."

그러면 아이도 덩달아 "그래요? 그런 걸 배웠대요?" 하면서 맞장구를 치는 것이었다.

 

다음날 주인은 또 물었다.

"오늘은 뭘 배웠소?"

나는 또 아무거나 둘러댔다.

"오늘은 인도에 거지가 무척 많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는 "그래요? 그럴 걸 배웠어요?" 하면서 또 심부름하는 아이를 불러 자랑하듯이

설명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가 아이와 짜고서 나를 놀리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복수를 하기로 작정하고 다음날 똑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 이렇게 대답했다.

"오늘은 인도에 쓸데없는 걸 묻는 사람이 참 많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러자 여인숙 주인은 정색을 하며 물었다.

"누가 어떤 쓸데없는 걸 묻던가요?"

나는 그가 내 말뜻을 못 알아들은 건지, 아니면 알아듣고서도 모르는 척하는 건지

몰라서 이렇게 말했다.

"그냥 그런 희한한 사람이 있습디다. 안녕히 주무시오."

 

그런데 그 다음날도 어김없이 여인숙 주인은 똑같은 걸 묻는 것이었다. 나는

하도 어이가 없어 대꾸도 하지 않고 내 방으로 올라갔다. 그러자 주인은

심부름하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저 손님이 침묵하는 법을 배웠다는구나."

정말 미칠 노릇이었다. 괴상한 여인숙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당장 다른 곳으로

옮길까도 생각했지만, 곧 떠나야 했기 때문에 무시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일주일을 바라나시에 있는 동안, 나는 매일 저녁 그 이상한 여인숙 주인에게서

그 질문을 들어야만 했다.

"그래, 오늘은 뭘 배웠소?"

그러다 보니 차츰 나도 세뇌가 되었다. 그래서 일주일쯤 지났을 때는 여인숙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도 모르게 스스로 자신에게 묻게 되었다.

"오늘은 내가 뭘 배웠지?"

 

그것은 바라나시를 떠나 인도의 다른 도시들로 가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어딜 가든지 저녁에 숙소로 돌아올 때면 그것을 내 스스로에게 묻곤 했다. 알고 보니

그 여인숙 주인은 좋은 스승이었다.

 

 

 

- 류시화 인도 여행기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중에서

이 글에 대한 댓글이 총 1건 있습니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좋은 것이기는 하지만,

언제나 우리는 '---를 배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젖어있는게 아닌가를 생각해 봤습니다.

종류에 따라, 상황에 따라, 입장에 따라,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 여부와 형태에 따라 배울 수도 배우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과연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하고 배우지 말아야할까요.

 

- 기껏 이런말 해 놓고 이런 말 쓰기는 좀 그렇지만,

누구 오브젝티브-C 한글로 설명해 놓은 문서 아시는분?

신현호님이 2002-03-12 12:10에 작성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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