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근처는 나무도 없는데 매미소리는 잘도 납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빌라뿐인 동네, 엄마집에서는 한쪽 벽만한 창문을 열면
남학교 뒷담의 우거진 나무들이 잔뜩 보였는데 여긴 남의 집 창문이 보이는군요.
2층도 3층도 아닌 5층인데 말입니다.
한 삼일전에 그간 포기했던 디카를 사겠다고 여기저기 알아봤더랍니다.
추천받고 뭐하고 하다보니 저가의 디카를 사서 사진이나 열심히 찍어줘야겠다는
생각이 사라지고 아무거나 살 경우 오히려 눈에 안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이야기에 비싼 물건을 봤다가 깔끔하게 포기했습니다.
마음 한 구석에는 좀 씁쓸하지만 그렇다고 이 나이에 할부인생이나 적자인생을
살아가기에는 살 날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말입니다.
이것저것 준비물을 사러 전문매장을 찾았다가 결국은 예산보다 10만원 가까이
초과해서 사고 말았습니다. 내가 쓸 물건이라면 안그랬을지도 모르는데,
뭐 어차피 저가에 맞춘 가격이였고 결혼 때도 느꼈지만 좋은 물건이 눈에
들어오면 그 이하의 것은 투명해져버리는게 제 눈이다보니 어쩌겠습니까.
가격표 안보고도 덥썩 집은 물건은 언제나 최고가였다는 -.-
그래도 과소비하거나 턱없이 비싼 물건을 사거나 필요 이상을 산게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봅니다.
하 그런데 갔더니 그만 엉뚱한 물건에 눈이 가고 말더군요.
작은 전자동 흔들침대인데 쪼만한게 30만원이나 하더군요. 귀엽고 예쁘고
편할것은 같은데 아무리봐도 1년을 못쓸 물건이라 예쁘다에서 끝내버렸습니다.
친구가 c400에 128ram슬림pc를 8만원에 판다고 내놓았길래 얼른 엄마에게
연락해서 동생 망가진 보드 대신에 그 물건을 추천했습니다.
하나쯤 더 있었으면 내 짝지 서브로 마련해줄텐데 하는 마음에 알아보니 하드
조금 늘려서 12만원에 팔겠다는데 그 4만원이 뭔지 못샀습니다.
결혼을 하면서 어쩌면 물욕이라는 것에 눈을 떠버렸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전보다 가지고 싶은물건이 많아진 것 같기에.
또 결혼을 하면서 좀 더 빨리 포기하는 것도 배운 것 같습니다.
아하~ 역시 결혼보다는 연애가 더 -_-;;;
오늘도 만가지 고민을 합니다. 회사는 어쩔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지
무엇을 해야 나를 안잃어버릴 것인지, 뭐 결론은 게으름이겠지만...
한달은 넘게 못올지도 몰라 주저리주저리 글 남겨둡니다.
이달 말부터 한달간은 올라오는 글을 못보겠군요. 그래서 간만에 login까지 --
평안하시고 서울에서 모임하면 전 못가더라도 제 짝지는 내보내도록 하지요.
적당히 술 먹여 들여보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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