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다들 뭐하셨나요?
제가 보낸 화려한 주말 이야기 좀 해드리지요.
아는분이 특수 목적용 집을 짓는 중이신데 저도 너무 관심 있는 일이라
노가다 뛰러 가겠다고 9월부터 벼르고 있었지요.
근데 저도 찬바람 부니까 방황 스럽게 되는지 그동안 나사가 빠져가지고
주말마다 산찾아 돌아다니고 하느라 이번 주말에야 겨우 다녀오게 되었지요.
위치가 경주에서 영천쪽으로 버스를 타고 한시간은 가야 있는 '도리' 라는 곳인데 분당에서 새벽에 출발해서 6시간을 이차 저차 갈아타고 도착을 했습니다.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재미있게 농담들을 하며 일하시는지..
평소 앉아서만 일하는 이직업에 몸서리를 느껴서 몸으로 하는 일을 해볼까
싶었던 저에겐 건축 현장이 다 이렇게 재미 있으면 이쪽으로 전업을 해야 겠다 라는 생각까지 했지요.
어쨌거나 제가 한 일은 현장분들이 제게 알려준 바로는 '노가다의 꽃' 이라는
'삽질' 이었습니다.
단어가 어디서 많이 들어본거 같아 찜찜하긴 했지만 제가 할수 있는 수준의 일이 그거밖에 없더군요.
모래랑 시멘트랑 섞어서 섞어서..
양동이에 퍼담아서 들고 가서 바닥에 깔고 물뿌리고.. 뭐 그런 일이었습니다.
첨엔 여자라고 웃으면서 하지 말라고 하시던 분들 이었는데..
나중엔 뭐 제가 양동이 들고 왔다갔다 하는걸 당연하게 보시더군요.
뭐 너무 자연스러워 보인다나요. --;
첫날엔 의욕에 차서 너무 많이 날라 놓은 나머지
해질녁에 바닥에서 다시 시멘트를 긁어내는 불상사 까지 있었습니다.
둘째날은 2층 바닥을 해야 했는데..
사다리 타고 2층까지 양동이 옮기자니 허허.. 만만치 않더군요.
다행히 1층보다 공간히 협소해서 좀 덜 왔다갔다 했지만요.
이틀동안 일을 하고 일요일 밤 심야 고속 버스를 타고 다시 분당으로 왔습니다.
새벽에 두시간 자고 일어나니 오른손은 머리 긁기도 못할 정도로 올라 가지도 않고 목은 잘 돌아가지 않더군요. 허허..
몸의 구석 구석이 서로 다른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고 해야 하나요..
노가다 해보신 분들은 다 뭔소린지 알아들으시라 생각 됩니다. --;
회사엔 '월차를 내주던지 배째시던지 해주세요~ㅇ'
하고 간부은 소리로 전화 한통 넣고는 오늘 하루 종일 침대에서
천장 봤다가 바닥 봤다가 했네요.
내일 회사갈 생각하니 두렵기 그지 없습니다. --;;
내년 3월에 농사 시작할때 또 방문한다 말씀 드렸는데
정말 운동 열심히 해서 몸단련 해야 겠단 생각을 절실히 했습니다..
이상 그린의 뿌듯한?? 노가다 주말 이야기 였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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