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만난것은 91년도 초였다. 이제 갓 1학년 새파랄때. (물론 지금도 새파랗지만)
그는 결코 남보다 예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친절한 것도 아니었다.
오직 무뚝뚝 그 자체. 내가 잘 대해주지 않으면 절대 나한테 잘 대해주는 법이
없었다. 그런 그와 94년까지 계속 열심히 만났다. 거의 매일... 그러다가 군대를
가게 되었고 어쩔수 없이 나는 그와 헤어져야 했다. 헤어짐의 아픔이 이런 것이란
말인가!
그리고 최근 제대를 하여 그를 다시 만났다. 그렇지만 세상은 너무나 변했고
더이상 나에겐 그가 필요없게 되었다. 급기야 지금까지 쌓았던 정을 모두
내 팽개치고 나는 지난주에 새로운 것을 구했다.
단절된 시간을 보여주듯 그는 2년동안 그렇게 세상의 변화와는 상관없이 있었고
이젠 시대가 변하여 어디론가 사라질 운명에 처해있다.
잘가라 286이여.....
펜티엄를 새로 맞으며
준
** 1996.11.29 쓴 글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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