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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3916
[생활이야기] 어머니와 핸드폰
작성자
문태준(taejun)
작성일
2004-01-05 01:57
조회수
2,205

어머니와 핸드폰

2004. 1. 4 문태준

http://tunelinux.pe.kr

http://database.sarang.net

 

1월 1일에는 보통 어머니가 이모들이 있는 목포에 친목계를 가신다. 올해도 어김없이 목포에 가시려고 하였다. 그런데 형과 동생이 같이 있는데 가기전에 나한테 핸드폰을 빌려달라고 하였다. 그런데 나는 하는 업무(시스템운영 및 관리 기술 지원)가 언제 연락을 받고 출동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안된다고 하였다. 그러자 하시는 말씀. “작년에는 핸드폰 빌려준다고 하더니...” 다시 형과 동생에게 핸드폰을 빌려달라고 하신다. 동생은 집이 좀 멀어서 힘들고 형이 형수님 핸드폰을 빌려준다고 하였다. 그래도 어머니의 말씀 “작년에는 핸드폰 빌려준다고 하더니...” 그런데 내가 그런 말을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런 말을 했다면 작년에는 내가 급박하게 연락을 받고 뛰어갈 일이 없어서일 것이다.

 

형수와 함께 종교생활을 하는 것이 있어서 그곳에 갔다가 오후에 시골로 출발을 하셨다. 형수가 핸드폰을 가지고 왔지만 빌리지 않고 그냥 왔다고 한다. 어머니가 특별히 핸드폰에 욕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울이 아닌 다른 곳에 가니 핸드폰이 편리하기는 하였을 것이다.

 

실은 작년에도 몇 번 핸드폰을 사드릴까 말과 고민만 했다가 말았다. 업으로 하고 있지만 컴퓨터를 비롯하여 디지털기기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핸드폰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씹을 수 있는” 삐삐가 좋았지만 98년도인가 99년도에 회사업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입비만 내고 핸드폰을 처음 쓴 이후에 잃어버려도 임대폰을 계속 써왔고 최근에 잃어버렸을 때도 남의 것을 가져다가 썼다. 이런 상황이 있으니 새 핸드폰을 사는게 그렇게 마음내킬 리가 없었다. 그렇지만 빌려준다고 하더니라는 반복되는 말에 마음이 흔들렸고 1월 1일부터 인터넷에서 핸드폰 정보를 찾아보았다. 제일 싼 것 사야지 마음먹고. 인터넷에서 살까 하다가 빨리 사고싶어서 토요일날 잠시 시간을 내어 용산에 갔다. 제일 저렴한 것은 얼마에요 물어보았다. 17만원이었다. 누가 쓸 것이냐고 물어봐서 어머니가 쓸 것이라고 말을 하였더니 그보다는 좀더 비싼 23만원짜리 핸드폰을 보여주었다. 단추를 누르면 소리가 나오고 글씨가 크게 나와 나이드신 분들이 쓰기에 좋아보였다. 보여준 핸드폰보다 더 저렴한 핸드폰도 그런 기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리저리 돌아다니기가 싫어서 바로 결정을 하였다. 이래서 처음 업무 때문에 회사에서 지원받아 핸드폰을 만든 것 빼고 내 일생일대에 처음으로 20만원이나 넘어가는 핸드폰을 샀다. 전철을 타고 집에 오면서 설명서를 보면서 계속 꼬물락꼬물락거렸다. 새로운 기계를 처음 샀을때의 그 신기함과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2일날 돌아올 것이라 생각했던 어머니는 계속 돌아오지 않았고 3일 밤에 돌아오셨다. 아는 사람과 맥주 한잔 먹고 나는 집에 들어갔다. 어머니도 졸려보이셨는데 그래도 새로운 기계를 보니 흥미가 당기셨을 것이다. 몇십분동안 어머니에게 핸드폰 사용 교육을 하였다. 문자메시지 보내고 받는것까지는 당연히 무리이고 밧데리 끼고 빼기, 전원 켜고 끄기, 전화받기, 전화하기 등의 연습을 하였다. 철저한 교육을 통하여 어느정도 익숙해질 것이라 생각을 하였다. 4일날에는 밖에 나가시면서 어머니는 핸드폰을 가지고 나가셨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형에게 전화가 오는 것이다. 어머니한테 전화해도 받지 않는다고. 핸드폰 사준거 맞냐고. 약속이 있어서 나갔다 들어오면서 다시 어머니한테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형이랑 동생, 그리고 이모들이랑 통화를 했다고 한다. 약간의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핸드폰 받기는 성공을 한 것이다.

 

내가 핸드폰을 싫어한 것은 첫 번째로 업무시간 이후에도 초과노동을 하게 되는 얽매인 삶이 된다는 것, 두 번째는 나름대로 편리함은 있지만 우리네 삶에서 점점 더 빠른 것을 요구하게 되고 잠깐의 기다림과 참음의 아름다움마저도 잃어버린다는 것에 있다. 없었을 때도 잘 살았지만 한번 경험하고나면 다시 거기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정말 힘들다. 그것이 현대물질문명의 엄청난 힘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없어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데 자꾸만 욕망을 만들고 내고 우리의 욕구를 자극하여 새로운 돈벌이 수단으로 만드는 자본의 논리가 싫어서이다. 머 그렇다고 어머니한테 “자본의 논리에 빠지면 안됩니다” 이렇게 말하지는 못한다. 이제 나의 가계부에서는 어머니의 핸드폰비 항목이 하나 늘어날 것이다. (집의 돈관리를 내가 직접 하고 있음) 고정비용이 하나 늘어나는 것이 한편으로는 씁쓸하지만 그래도 다음에 어머니가 목포에 갈 때는 이모들이 집에 전화하는 불편은 없을 것이다.

 

아무튼 엄마, 사랑해요~ 쪽!

 

이 글에 대한 댓글이 총 2건 있습니다.

어머니는 언제 불러도 마음이 아픈것 같다.

나는 엄마가 내 본과 1학년때 돌아가셔서 더더구나 가슴 아프더군. 내 기억속의 엄마는 항상 고생만하시던 모습이었던지라 더더욱 그런것 같네.

모든 사람에게 어머니라는 단어는 특별한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살아계실때 섬기기란 다하여라~~

올 한해는 모두 효도하세요. ^^;

정재익(advance)님이 2004-01-05 08:52에 작성한 댓글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알아서 사오십니다 -_-;;

아부지 생신때 핸드폰 사드린적이 있는데 (당시 40마넌짜리! ㅠ_ㅠ)

같은걸로 어무니가 나도 쓸란다 하면서 사오시더군요 ㅎㅎ

저도 이번해에는 인생역전을 하던지 -_-; 인생 좀 펴서 효도 좀 해야겠습니다..

신기배(nonun)님이 2004-01-05 10:38에 작성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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