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춘, 아~ 대한민국, 1990]
십여년전 깨진 통기타를 들고 유행성 출혈염과는 상관 없이,
깨진 유리창과 최루탄 조각이 널부러진 잔디에 앉아
막걸리 한잔 들어가면, 서글프게 불렀던 이 노래를
오늘 우연찮게 다시 듣게 되었습니다.
일하다 말고 담배를 한대 물었지요.
목련은 허더러지게 피었고,
개나리는 개발세발, 꼭 딸년 머리핀 묶어 놓은 듯 피었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고,
바람은 소풍 가자고 코구멍을 간지럽히는 나른한 오후.
십여년전 노래가 지금도 하나도 바뀐 것이 없다는 것이
담배만 물게 합니다.
바뀐 것이 있다면,
그 백골단 아자씨들은 지금즈음 무엇을 하고 있을까나?
하는 쓸데없는 생각과 함께.
코딩이나 하라는군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