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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4259 게시물 읽기
 
No. 4259
저 살려주세요
작성자
박복기(somory)
작성일
2004-06-16 14:44ⓒ
2004-06-16 14:55ⓜ
조회수
3,143

내이름은 '도롱이', 수개월 된 아기 도롱뇽이에요. 정식 이름은 더 우아한 '꼬리치레도롱뇽'이랍니다.

내 이름만큼이나 꼬리가 길죠.
1년 만에 어른이 되면 키 17-18센티미터로 훤칠하답니다. 일반 도롱뇽보다 10센티미터는 더 길쭉하죠. 한 3년 살아요.

얼굴부터 꼬리까지 갈색 몸에 노란 물감을 찍은 듯 알록달록해요. 도마뱀이랑 뭐가 다르냐구요 ? 걔는 파충류,

난 개구리처럼 양서류지요.
징그럽다고도 하지만 귀엽다는 사람도 많아요. 어느 쪽이 더 많은지 세어 볼까. 하나 두울...

그런데 나는 숫자를 세는 일을 잘하지는 못해요.
앞다리에 발가락 네개씩, 뒷다리에 다섯개 씩뿐이라 너무 많이는 못세요. 실제로 미국 루이지애나대

클라우디아 울러란 교수 아저씨 말로는 도롱뇽이 얼추 세 개까지는 구분을 한다고 해요.

옛날 시골 어르신들은 도롱뇽이 알 낳는 모양을 보고 날씨를 점치셨대요. 그 해 장마가 질 것 같으면

알을 돌에 붙여 낳아요.

물에 떠내려가지 말라고요. 가물 것 같으면 물 찾아 가라고 절대 붙여 낳지 않아요. 우리가 알 낳은 모양만
봐도 비가 많이 올지 가뭄이 들지 알 수 있었죠.
이래 봬도 나 머리 좋죠 ? 실은 다 살아남으려고 했던 일이죠. 이렇게 해서 우리 종족은 3억 년쯤 버텨 왔답니다.

사람이 나기 훨씬 전부터. 우린 수중 생활에서 육상으로 진출한 최초의 척추동물로 통해요.

말 그대로 살아 있는 화석이죠. 환경상태 감시자(지표종)이기도 하고요.

여타 양서류와 달리 도롱뇽은 물의 흐름이 있는 개울이나 냇가의 생태 관찰에 좋대요.
수원청개구리, 북방산개구리 등과 함께 환경부 고시 보호양서류 5종 중 하나랍니다.

꼬리가 잘리고 다시 나는게 신가하다며 의학계에서도 관심이 많아요.

그런데 9년 전 환경평가에서는 나와 친구들을 쏙뺐대요. 어마어마하게 크고, 빨리달리는

 고속철만 생각하시니 우린 안 보였나 봐요. 때문에 내 친구들이 법원에도 다녀왔어요.

터널을 뻥 뚫으면 우리 사는 곳이 망가질 거라고 하네요. 이미 경남 산청 지리산 발전소와

충북 영동 물한리 계곡 골프장 건설로 설 땅을 빼앗기고 있다고요. 여긴 아직 안 뚫려서 아무도 잘은 몰라요.

하지만 무서워요. 엄마 아빠와 같이 못 살지도 모르겠어요. 기차 모는 아저씨들도 다 가족이 있잖아요

조금만 천천히 달리면서 같이 살면 안될까요 ?

여름이면 아이들이랑 천성산에 놀러도 오시고요. 늘씬한 제 모습 보여 드릴께요.

내 맑은 두 눈동자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할 걸요.
아니 나 같은 미물 하나쯤 없어도 된다고요? 자연은 서로 나눠 가지는 거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죠.

선생님들이 그러시는데 거미나 곤충 잡아먹고 사는 우리들이 사라지면 생태계 먹이사슬이 흔들릴지도 모른데요

터널 뚫어도 물이 줄지 않는당구요 ? 글쎄, 안뚤어봐서 몰라요 ?
물이 조금만 줄어도 우린 살아남지 못할거예요. 몸이 젖어 있어야 숨을 잘 쉬어요.

난 아직 어리니깐 허파가 없어 아가미와 피부로 숨을 쉬거든여 어른들은 허파와 피부로 숨쉬죠.

내 살갗이 바싹바싹 마르면 숨이 막혀요.
헉헉......

우린 맑은 물이 계속 흐르는 곳의 바위나 나무 뿌리 아래 숨어 지내요. 천성산 등성이 무제치늪이나

화엄늪 같은 곳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이 좋아요. 건설공단에서는 내 친구들이 괜한 성화를 부리는 것이라며

화엄늪과 무제치늪에 구멍을 뚫는답니다. 물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본다나요.

습지생태 전문가 정우규 박사님(울산 생명의 숲연구소장) 같은 분은 그런 실험 자체가 습지(늪)을 망칠 수 있다고

반대해요.
"아직 구체적인 예측은 힘들지만, 조사나 공사 때문에 물을 인위적으로 빼고 집어넣으면 6000년 이어

 온 토양의 물리/화학성분이 바뀔 수 있어요  여론에 밀린 통과의례라면 차라리 하지 말아야죠"
인천 도시생태환경연구소 박병상 박사님(양서류.파충류전공)은 "늪이 파괴되면 도롱뇽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

 고 말해요.
이러다 천연기념물 딱지를 다는 건 아닌지.....제발 주판알만 튀기지 마세요. '터널뚫으면 40여분 단축 가능'
이런식으로 말이죠. 좀 더디 가면 안되나요 ? 애고 머리야. 난 정말 단순한데 너무 복잡해졌네 ?

한마디로 더불어 살자고요. 날 좀 내버려 두세요. 곧 겨울잠에 들어가요. 그럼 내년 봄에 봐요

 

전병역 (경향신문 기자) 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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