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1998(?)년 이었을게다.
태호님을 중심으로 비주류들이 거의 1년만에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옮겨와 모임을 가졌다. 그때, 각 지역의 리눅스 사용자들이 모였다는
것이 아마 가장 정확한 표현인것 같지만, 그 모인에서 컴퓨터 이야기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저 자질구레한 사는 이야기들로 밤 새
술을 마셨던 기억. 이것이 사랑넷의 첫 오프라인 모임이었다. 사랑넷의
역사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장은 아닐듯.
그리고는 몇개월이 자났을게다. 한 총각은 리눅스라는 OS에 대한
리눅스 사랑넷을 만들고, 한 아자씨는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사랑넷을
만들고, (나는 그 때까지도 미련을 못버려서 잡글들로 구성된
우리사랑넷을 만들고 ^.^) 그렇게 철저하게 아마추어적으로 시작되었다.
아마도 전산 개발쪽으로 오픈 소스 진영 쪽으로 관심을 조금만
가진다면, 이 두 사이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제는 굵직한
사이트가 되었다.
재미난 것은 이곳 대빵 재익님의 첫 취지는 PostgreSQL의 저변
확대였다. 하지만, DSN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태준님과
정수님의 MySQL 섹션의 활동 덕분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 가장 활발한
섹션은 오라클이다. 즉, 시작과 전혀 다르게 흘러버린 이 사이트를
보면서 PostgreSQL 쪽에 처음부터 관심을 가졌던 이로써는 참
씁쓸하기도 하다. 어쩌면 재익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을런지 -
요즘은 딴 곳에 정신 팔려 아무 생각도 없겠지만 - ...
DSN의 크게 세 번 바뀌었다.
1기 초창기: 정재익님이 만들었던 아주 단순한 취미 활동의 커뮤니티
- 기억하는 것은 그 때는 참 잡담도 많았고, 거의 모든 답변은
정재익이라는 이름으로 달렸다는 것. :) 옆에서 보고 있으면, 정말
부지런한 사람이다는 생각을 절로 들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지금의
원로(?)라는 사람들의 꾸준한 참여들이 초석을 놓았다. (그 원로가
궁금하시면, 2000년 이전 글들을 읽어보면, 딱 나옵니다.)
2기 부흥기: 이 때 빼 놓을 수 없는 사람이 최영봉님이다. 혼자서
DB설계 하고, 프로그램 짜고, 지금 DSN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이다. 내용도 빵빵하고, 디자인도 어느 정도 깔끔하고 했으니,
그리고, IT 붐을 타고, 데이터베이스 쪽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DSN의 부흥기를 맞은 샘이다. 문제는 이때서부터 였다.
자료는 계속 쌓여가고 사용자들은 점점 많아져가고, 이에 따라 속도는
점점 느려저가고, 뭔가 특단의 조취가 필요한 시기를 맞게 되었다.
단순한 아마추어 사이트가 이제는 명실공히 국내 데이터베이스 커뮤니티
사이트로 도약하는 시기의 걸림돌이 생긴 샘이었다. 원인은 모든
프로젝트가 그렇듯이, 자료설계와 데이터베이스를 다루는 일의 미숙함에
있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데이터베이스를 다루는 사이트이면서도 막상
사이트 프로그램을 열어보면 데이터베이스에 대해서 전혀 관심을 안
가진 사이트였다.
3기 안정기: 아마도 2002년이었을게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delete
from tablename 명령을 내리고 나서 그 아찔했던 사건을 겪은 뒤,
어떻게든 이 문제를 풀어야할 상황이었을때, 늘 한발 떨어져 그져 지켜
보고만 있던 이 DSN을 찾았다. 그랬는데, 이 사이트 자체가 문제가
있음을 알고는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일단 DSN 사이트의
문제점들을 고쳐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서부터 약 1년 뒤에
현재의 사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쭉 이어오고 있다.
하나도 바뀐 것이 없으니, 그리고, 각각의 개발 사이트에서 모두들 하나
둘씩 데이터베이스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있으니, DSN의 그 옛날
부흥기(?)도 끝났는 샘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사이트를 보고
있으면, 이제 새로운 DSN이 필요한 시기가 온 듯하다는 생각을 많이하게
된다. 지금 열심히 활동 중인 이들에게는 참 미안한 소리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안정기라기 보다는 쇄퇴기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할
듯합니다.
답은 두 가지다, 하나는 리뉴얼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사이트로
모든 자료를 넘겨주고 통패합하는 것이이다. - 너무 극단적인
표현인가.
* 8월호 마소에 원고 청탁(?)이 들어와서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가,
일단 긁적여봅니다.
원고 정리가 다 되면, 이곳에 공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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