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버 프로그램의 설정파일 좀 고치고 커널 옵션 좀 바꾸고.. 하는 것으로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매뉴얼만 열심히 보면 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닌 다른것. 운영체제에 대해서 좀더 깊이있게 알고 시스템프로그래밍
과 네트웍 프로그래밍에 대해서 지식을 쌓아야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작년도에는 원래 이런 분야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내공을 쌓으려고 했는데
회사를 옮기면서 업무가 바빠서 정신없이 하반기가 흘러가버렸다.
요즘에는 예전에 몇번 들춰보기만 했던 "Unix의 내부 구조" The Desing of
the Unix Operating System 이라는 명저를 조금씩 보고 있다. 머리에 쥐가 나
는 듯. OS자체의 매커니즘에 다가서려니 쉽지가 않구만. 예전에 보던 C책을 다
시금 펴본다. 무엇이든 조금 맛만 보다가 그만두는게 아니라 계속 파고들고 집
중해야 발전을 하는데 이것저것 조금씩 찝적거리다보니 발전이 늦어지는 듯 하
다. 시급한것으로 따지면 보안을 더 공부해야한다는 생각도 늘지만...
이놈의 IT쪽은 공부할것도 많고 워낙 변화도 빠르다. 살아남기위해서는 끊임없
이 변화하고 단련하라고 강요를 하는 것 같아 가끔은 거부감이 생기기도 한
다. 근데 또 이렇게 하나하나 알아가는 기쁨이 재미있으니. 남에 비해서 자기
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기쁨인가. 자신의 욕구와 자
신의 발전과 전혀 상관없이 일을 하고 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진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IMF이후로 과거에는 그나마 걱정이 덜했던 취업문제가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
게 고민거리로 다가선다. 비정규직이 50%를 넘어선지는 오래되었다. 모든 사람
들이 일용직, 임시직, 아르바이트로 내몰리고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어느 한순
간 짤릴지 모르는 불안한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나또한 이런 상황속에서 안정
된 삶과 목적의식적인 삶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날아다닌
다. 인간의 노동이 정말 자기 자신과 주변의 사람들을 발전시키고 개인의 발전
과 사회의 발전이 일치되는것을 바라는 것은 헛된 공상일까... 내자신이 아니
라 내 옆의 다른 사람에게 다가오는 부당한 현실에 대해서 나는 과연 어떻게
대응을 하고 싸워가야할까... 나자신의 욕심만 차리고 못본채 해야 할까... 유
닉스의 운영체제처럼 정해진 길을 가는게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내고 변화시켜
나가는 인간의 삶... 인간삶의 운영체제... 몇몇의 독점 프로세스가 사회의 전
차원을 차지하고 다른 프로세스를 영원히 sleep 시켜버리는... 그렇지만 sleep
된것은 언젠가 깨어나고 그 깨어남의 힘을 믿어야할까... 장치 드라이버와 화
일 서브 시스템에 있는 버패캐쉬가 갑자기 사회보장망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사
회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완충장치) 그것이 언제나 다른 곳에서 끼어맞추어
질 수 있는 산업예비군을 나타내는 것 같다는 공상아닌 공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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