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이 오랫동안 데이터베이스 영역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오라클의 발목을 붙들고 늘어졌다.

한국IBM은 오라클의 수성을 깨기 위한 무기로 IBM DB2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해 파격적인 가격 정책과 자사의 토털 솔루션과 턴키 형태로 영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게다가 오라클에 불리한 각종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를 들고 영업 전선에서 뛰어들고 있어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TCO(총소유비용) 테스트 결과를 놓고 서로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먼저 한국IBM이 D.H. 브라운과 예비치 로손 등 시장 조사기관의 최근 보고서 결과를 들어 DB2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는 기업이 오라클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보다 최고 52%까지 TCO가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선제 공격했다.

주장하는 내용은 데이터베이스 관리자의 효율성, 운영 용이성, 성능, 가격 측면에서 IBM DB2와 오라클8i 데이터베이스를 비교, 평가한데 따르면 5년 동안 IBM 사용자의 TCO가 각 항목에서 52~81%까지 저렴했다는 것.

한국IBM의 김태영 이사는 "오라클이 웹 DB인 오라클8i 포탈을 오라클8i와 번들로 팔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베이스 관리자가 웹 구축의 기본 기능을 더 이상 활용할 수 없다"며 "그 결과 오라클 사용자가 웹 구축을 하기 위해서는 오라클9i 애플리케이션 서버에 대한 비용을 오라클8i의 기본가에 더해 추가로 부담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또 "반면 IBM DB2는 웹스피어 애플리케이션 서버가 추가 비용 없이 번들로 묶여 있어 500MHz 시스템에서 운영되는 웹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경우에 따라 최대 80%까지 비용면에서 이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오라클은 공식적으로 반박할 가치조차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 사업부 관계자는 "벤치마크 테스트에 공동 참여해 실시한 것도 아니고 조사기관도 그다지 영향력이 없다"며 "IBM이 실제 고객 사이트에서 공정한 영업을 하지 않고 경쟁사를 비방하는 자료를 무책임하게 살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D.H. 브라운에 대해서는 IBM과 DB2 그룹의 경쟁 트레이닝·분석을 위해 IBM으로부터 일정 비용을 받는 계약 상태에 있고, 각종 조사에서도 IBM 제품을 맹목적으로 선전하는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예비치 로손이 내놓은 결과에 대해서는 회사 자체가 IBM 컨설팅 파트너로 객관적이지 못하며 신뢰할 만한 방법론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TCO 결과치를 놓고 한바탕 설전을 벌이고 있지만 고객기업의 객관적인 지적에는 귀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게 관련업계의 반응이다.

그동안 DB 시장을 독식해온 오라클이 높은 기술 지원비와 유지 보수비를 요구, 연간 기본 지원비만 판매가의 최소 22%를 차지한다는 지적이 고객 사이트에서 자주 제기됐다. 이런 점에서 경쟁사인 IBM의 강력한 도전에 찬성하는 편.

그러나 IBM은 지난해 각종 프로젝트 입찰에서 무차별적 가격 덤핑을 일삼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양사 모두 자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안진숙 기자 (eWEEK)

2001/03/06

http://www.zdnet.co.kr/biztech/enterprise/article.jsp?id=35056